ㄱ, ㄴ, ㄷ... 한글의 자음과 함께 그 자음들이 들어가는 글자가 사라진다면... 하는 상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말놀이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보다가 갑자기 글자를 하나씩 가리키며 이건 뭐냐고 묻던 아들 녀석. 글자에 관심을 보이면 한글 공부를 시작해도 될 때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아직은 두돌이 지났을 뿐이라며 너무 이른 것이라 생각해 뒤로 미루고 미루다 처음 글자 그림책을 보여줬을 때, 아들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 그렇게 두돌이 지나 글자 그림책으로 아주 천천히 한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글자 그림책으로 ㄱ, ㄴ, ㄷ을 알고 가, 나, 다를 알고 세돌을 앞두고 시작된 본격적인 한글 공부. 하루 30분, 엉덩이 한번 떼지 않고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아들 녀석, 그러 던 중, 녀석의 눈에 들어 온 완소 그림책이었습니다. 더듬더듬 제목을 읽어가던 녀석, 엄마와 제목을 합창하며 완성한 녀석은 "글자가 없어지면 어떡해?! 내가 한글 공부도 할 수 없잖아?!"하며 안타까워 하더군요. 혹시 한글 공부를 시작하신 맘들이라면 아이들에게 한글의 자음을 알려주시고, 그 자음이 들어가는 글자를 가지고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도록 자극을 주시는 것도 한글 공부에 날개를 달아주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을 읽고 건호 , 가방 , 고구마 , 고릴라 , 고마워 저는 ㄱ 이 들어가는 글자들을 우유팩에 적어 하나씩 보여주며 읽고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를 했습니다. ㄱ 이 사라진다면 건호도 볼 수 없겠네? 그럼, 건호는 가방도 멜 수 없고, 고구마도 먹을 수 없고, 고릴라 흉내도 낼 수 없겠네. 어? 건호가 사라진 게 아니었구나!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어줘서 고마워! 요렇게도 해보구요, 아이와 단어들을 연결해 이야기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건호가 가방에 고구마를 잔뜩 싸서 동물원에 놀러 갑니다. 건호야, 고구마는 왜 가져가니? 고릴라 배 고플까봐 내가 주려구요. 그렇구나! 고구마를 받아든 고릴라는 건호에게 "건호야, 고마워"하고 고릴라 뽀뽀를 합니다. 쪽쪽쪼오옥~~~~~ 아이와 한글 공부를 하며 놀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또 하나 배웠습니다!
글자가 사라지면서, 그 이름을 가진 사물들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ㄱ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긴 목을 늘어뜨리며 다가오는 멋진 기린도, 꿀을 좋아하는 곰도 동물원에서 볼 수 없을 거예요. ㄴ이 사라진 세상은 어떨까요? 하얀 눈도 내리지 않고, 눈사람도 만들 수 없고, 신나는 눈싸움도 할 수 없을 거예요. ㄷ이 사라진 세상에선, ㄹ이 사라진 세상에선 또 무엇이 사라져 버릴까요? 이런 신나고 재미있는 것들이 다 사라진다면 세상은 정말 재미없고 심심할 거예요. 아이는 글자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면서 글자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 갑니다.